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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경찰차 보고 숨은 흑인 소년 “경찰이 플로이드 죽였잖아요”

by Kino fan 2020. 6. 20.

경찰차 보고 숨은 흑인 소년 “경찰이 플로이드 죽였잖아요”

 

평범하고, 아무 잘못도 없는 10살 흑인 어린이가 경찰차를 보자마자 차 뒤로 몸을 숨기는 영상이 미국 흑인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면 이런 상황이 펼쳐집니다.

소년은 집 앞에서 농구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네에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자 잔뜩 겁을 먹고 아빠 차 뒤에 숨습니다. 소년은 경찰차가 지나가기만을 숨죽여 기다리며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잠시 후 경찰차가 지나가자 이 소년은 차 뒤에서 나와 다시 농구를 시작했습니다.

 

코네티컷에 사는 스테이시 피에르루이는 11일 자신의 SNS 계정인 인스타그램에 이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직장에서 집 앞마당에 설치한 감시카메라로 아들이 경찰차를 보고 숨는 장면을 목격한 것입니다. 그는 퇴근하자마자 아들에게 왜 아무 잘못이 없는데 경찰차를 보고 숨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아들에게서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아들은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죽였잖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조지 플로이드는 지난달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입니다. 플로이드 사망 이후 미국 전역과 전 세계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년의 아버지는 영상을 두고 공개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며칠을 고민하고 했다고 합니다.

피에르루이는 "아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지 모르겠다. 흑인과 유색인종은 경찰을 두려워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라고 영상을 공개한 이유를 말했습니다.

이 영상은 미국 전역에 급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15일에는 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가슴이 찢어진다."라며 자신의 트위터에 관련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CBSNBC 등도 해당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운 모습을 보도했습니다.

피에르루이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의 행동이 바로 이 나라와 전 세계 수백만 흑인 및 소수민족 어린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어린이들은 어떤 두려움 없이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불행히도 그렇지 않다. 시대 상황이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다."라고 말하며, 미국이 처한 상황을 안타까워했습니다.

 

 

미국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시위가 한순간에 우발적으로 일어난 플로이드 사망 사건 때문이 아닙니다. 그동안 미국 사회에 인암리에 만연해 있던, 인종차별에 대한 저항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제 10살 된 어린이의 행동이 법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면, 그것은 매우 잘못된 사회 현상입니다. 민중의 지팡이가 아니라 백인의 지팡이, 흑인과 유색인종에게 몽둥이라는 생각이 심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민자들로 세워진 나라입니다. 그들은 서로를 존중하며, 다인종에 대한 문화를 인정해 줍니다.

이런 본질에서 멀어지고 있는 미국의 현실, 다음 세대들 역시 미국의 본질에서 멀어져, 인종차별을 겪으며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에 안타까울 뿐입니다. 피부색, 언어, 생김새로 삶이 정해진다면, 인간의 생각과 인격과 도덕적인 행동은 왜 필요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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