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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인공지능 -상상력과 욕망을 학습한 기계

by Kino fan 2020. 6. 27.

인공지능 -상상력과 욕망을 학습한 기계

깊게 더 깊게 배운다.

콘텐츠는 인간의 상상력과 욕망을 발현할 것이다. 고대 신화부터 오늘날의 게임, 영화, 방송까지 모든 콘텐츠는 인간이 추구하는 욕망을 반영하고, 다양한 도구와 형태로 상상력을 표현한다. 인공지능의 딥러닝은 이러한 다양한 콘텐츠의 제작 과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딥러닝은 컴퓨터가 인간처럼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만든 기계 학습 기술이다. 인간이 제공한 데이터 안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스스로 구분하게 만드는 것인데, 딥러닝의 결과 인간이 정해주지 않아도 기계가 알아서, 인지, 추론,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다른 새로운 양상을 만들어 내는데. 인간과 인공지능이 서로를 보완하고 도와주는 관계로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공지능과 콘텐츠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담론들이 있지만, 여기에는 하나의 공통된 전제가 깔려있다. 그것은 인공지능이 인간만이 해 왔던 창작의 과정을 넘보고’,‘대신하고’,‘대체할 수 있다.’라는 우려이다. 인공지능과 인간을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 대립 관계로 설정하는 관점이다. 이런 맥락으로 나오는 질문은 그렇다면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두려움에 찬 질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콘텐츠 제작에 협력자와 조력자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통찰하지 못했던 이면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도 하다

 

인공지능의 시선에서 만들어진 콘텐츠에서 인간이 배울 것은 없을까?”

인공지능은 인간의 창작 과정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인공지능이 만든 것의 가치를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더 높은 수준의 콘텐츠로 나아갈 수 있을까?

 

대립의 관계가 아니라 동반자이자, 인간과는 또 다른 능력을 지닌 창작 파트너로 바라본다면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이제껏 우리는 이러한 관점을 갖지 못한 것은 인공지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다. ‘느닷없이나타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싸움을 지켜본 대중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섰다.’라고 여긴 것이다.

미디어의 영향도 적지 않다. 인공지능의 위력을 가장 압도적으로 드러낸 영화<터미네이터>, 인간과 특별한 감정을 교류하지만, 결국 이어지지 못하는 존재로 그려지는 <그녀·Her>가 있다.

지금까지 인간의 상상력으로 그려낸 인공지능의 모습은 인간과 싸우거나, 속이거나, 떠나는 모습이다. 더욱 흥미로운 스토리를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했지만, 이러한 모습이 대중의 막연한 두려움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기술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다리미조차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시절엔 두려움의 대상이자 인간의 자리를 빼앗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원리를 알게 되면 기술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무언가로 바뀌게 된다. 인공지능 환경 역시 그렇게 진화하고 인식되지 않을까?

인공지능은 느닷없이 튀어나온 기술이 아니다. 무려 70년 전인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독일군의 군사통신보안용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발명된 콜로서스'라는 기기는 최초의 현대 컴퓨터였다 이 기기를 만든 천재 수학자 앨런튜링은 그때 이미사람과 체스를 두는 기계를 상상했고 학습하는 기계에 대한 아이디어도 갖고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튜링 테스트를 고안해 컴퓨터의 지능 여부를 판단하려 시도했다. 인류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이론적으로는 체스나 바둑과 같은 게임에서 인간이 기계를 이길 수 없다고 예상해 왔다.

바둑의 경우 언젠가는 기계가 인간을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 이론적으로 사람은 결코 기계를 이길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 좀 더 먼 미래의 일일 것 같았는데. 예상보다 빨리 왔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아이디어로 인간이 만들어 낸 기술 발달의 결과물을 딛고 만들어진 인간의 결과물에 불과하다. 대중이 느꼈던 알파고 충격역시 이미 예견되었으며 원래 인간을 이길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한다고 해서 일방적으로 인류를 지배하거나 순식간에 인간의 할 일 뺏었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결국, 모든 것을 조정하는 것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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