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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스마트 팩토리에서 노동자는 사라질까?

by Kino fan 2020. 7. 17.

스마트 팩토리에서 노동자는 사라질까?

 

 

스마트 팩토리 미래의 공장을 이야기할 때 쉽게 빠지는 도그마가 바로 무인 공장일 것이다. 로봇으로 완전히 대체되어 공장 근로자가 거의 쫓겨 나는 이미지를 생각하게 된다. 산업용 로봇이 오랫동안 발전하면서 여전히 무인 공장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로봇 시스템을 고도화한 공장에서는 여전히 인간 노동력은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생산 병목으로 엄청 고통받고 있는 테슬라에 대해서도 과도한 무인화 부작용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결국 스마트 팩토리의 궁극적인 목적인 수량적인 생산성의 극대화보다는 유연성의 확보라면, 인간 노동력도 꽤 필요해 보인다. 무인 공장이 기존 생산라인을 전부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은 일자리 측면에서 매우 공포스러운 이야기인데, 이런 걱정은 아무래도 섣부른 생각이다.  수량적 생산성의 극대화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스마트 팩토리로 대표되는 현재의 제조기술혁신에서 기술진보의 속도는 과거 헨리 포드 시절에 비하면 훨씬 느리다. 노동 절약적 기술 진보의 속도는 과거 2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빨랐다. 지금은 오히려 수량적인 노동생산성의 증가가 과거 1960~70대 보다 많이 둔화된 상태이다.

헨리 포드 시절에 컨베이어 벨트와 대량생산시스템의 도입이 인간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을 거라는 걱정 역시 지나 친 것일 수 있다. 제조업 혁신의 방향은 단순한 수량적 생산효율 증대가 아니라 유연성 증대와 같은 질적인 향상에 초점에 더욱 맞추고 있다. 따라서 자동화를 통해 제조업의 고용이 감소되지 않을 것이라고는 말하지 못해도, 과거보다 그 추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1960년대 후반기에 애플은 정말 망해가는 회사의 전형이었다. 매년 판매는 줄어들고 적자가 커졌는데, 소비자 입장에서 애플은 이해할 수 없는 회사였다. 매년 판매량이 줄어 걱정이 라면서 정작 상점에 가면 원하는 물건이 없었다. 신제품이 나왔다는 뉴스가 나왔는데도 몇 달 동안 생산이 안 되는 식이었다. 매번 부품 수급이 문제가 되어 전체적으로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애플의 매년 2억대 이상의 아이폰을 공급하는 세계 최고의 전자회사가 되었다. 엄청난 생산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회사가 된 것이다. 구매담당 이사였던 팀 쿡의 영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애플이 못하던 분야를 가장 잘하는 분야로 바꾼 사람이었고,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의 후계자가 되었다.

결국 공장은 원재료를 모아서 생산해낼 수 있어야 하는데, 현대의 하이테크 상품들은 생산을 위한 준비가 매우 복잡해지고 어려워졌다. 이렇게 생산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공급망 관리'일이다. 

애플의 사례처럼, 제품의 복잡화와 더불어 아웃소싱 확대 및 세계화와 맞물려 기업의 생산은 점점 더 방대한 외부 공급망에 의존하게 되었다. 애플도 미국, 유럽 , 아시아 등 전 세계에 700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흩어져 있다고 한다.

공급망이 이처럼 방대한 것만도 문제인데, 여기에 더해서 소비시장에서 나타나는 변덕스러운 수요 변화에 대응하여 생산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 따라서 이 방대한 외부 공급망을 통해 구매와 조달 역시 자체 생산과 마찬가지로 유연하게 조정되어야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비자는 상품을 더 빠르게 배송해 줄 것까지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의 제조기업들은 방대하고 복잡한 공급망, 수시로 변하는 제품 수요, 신속한 배송 요구라는 삼중고에 사달리게 된다.

스마트 팩토리도 이러한 물류 측면의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응해야만 가능해지는 것이다. 공급망 관리는 이러한 복잡한 네트워크의 최적화를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장 내부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뿐 아니라 공장과 연결된 공급망 전체에 걸쳐 생산되는 데이터를 수집하여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고 공급망 최적화에 활용하게 된다.

현대 생산과정의 삼중고를 해결해보자 애플은 매년 아이폰의 신상품이 나오는데 수요곡선이 극적으로 변한다. 신상품이 발표되는 달에 수요가 엄청나게 집중된다. 신상품이 발표괴는 분기에는 공장을 있는 대로 가동해야 하니 부품 수급이 집중되고, 생산라인도 풀로 돌아갈 것이다. 그런데 이후부터는 수요가 뚝 떨어지는 패턴을 보인다. 

 

 

결국 애플로서는 이러한 탄력적인 수요를 공급 차원에서도 관리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게 된다. 애플만이 아니라 삼성 전자도 LG전자도 똑같은 딜레마를 가지고 있다. 수요가 특정 시즌에 예측 가능하게 몰리면, 괜찮다. 하지만 요즘은 수요의 피크가 예측 불가능하게 좀 더 불규칙한 패턴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출시일이 피크라고는 하지만, 세계화로 인해 각 지역별로 피크 기간이 달라지기도 한다. 모델별로 다른 때에 수요 피크가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는 특정 모델이 특정 지역에서 유독 많이 팔려서 품절되기도 한다. 반대로 모델이 예측보다 너무 안 팔려 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않기도 한다. 따라서 재고 보관에 과도한 비용을 쓰지 않으면서 해결하려면 생산이 유연하게 변화해야 한다. 결국 생산에  필요한 자재나 부품의 조달도 유연해져야 한다. 

 공급망 관리 문제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기본은 같으며, 이러한 관리의 어려움이 그동안 제품 개발의 다양화, 유연화, 신속화를  추구하는데 제약요인으로 적용되었다. 그런데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등을 통해 공급망과 물류체인 전체를 실시간으로 최적화하고 제약 요인을 극복하려고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특정 모델의 제품 수요가 특정 지역에서 갑자기 늘어났다면, 이러한 데이터가 소매점으로부터 제조공장으로 곧바로 인터넷 망을 통해 전송된다.

스마트 팩토리에서는 이러한 데이터를 반응하여 해당 모델의 생산을 늘리게 된다. 그 모델 생산에 필요한 부품의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게 되고 공장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부품 재조가 소진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최초의 소매점으로부터 공장에 추가 제작 요청이 들어왔을 때부터 미리 특정 제품을 추가 생산하니 관련 부품이 부족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공장의 통합 관리 시스템에서 그 부품들을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도 전에 미리 주문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이때 협력업체별로 현재 상황, 자체 보유 재고나 여유 생산능력을 감안하여 각각 주문할 부품 종류 및 수량을 자동으로 최적화해서 주문을 낸다. 주문은 인터넷망을 통해 수많은 협력업체는 이에 맞추어 부품을 생산해서 조립업체의 공장에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부품을 생산해서 제품을 소매점으로 보내게 된다. 

이러한 복잡한 과정을 최적화하기 위하여 기존에 공장과 유통망에서 축척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으로 인공지능 수급 예측 알고리즘이 중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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