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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블록체인의 등장

by Kino fan 2020. 7. 12.

 

블록체인의 등장

 

비트코인의 장점이라면 외부의 개입을 막을 수 있고, 위조나 변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점이라면 역시 비용의 엄청나게 많이 드는 반면 처리비용은 너무 떨어진다는 점이다. 블록체인 방식의 거래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런데 수많은 기업들이 블록체인에 투자를 하고 있다. 이들은 블록체인에 어떤 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

블록체인은 비트코인을 위해 개발되었지만, 가상화폐 이외의 용도로로 쓰일 수 있다. 블록체인은 기본적으로 하나의 장부를 다수가 공유하면서 함께 기록하는 방식이가. 기존의 중앙집중식 시스템은 은행의 온라인 뱅킹 거래 기록과 같은 장부가 중앙 서버에서만 보관되며, 이내용이 진실한지는 오직 은행과 같은 중앙의 권위를 믿고 의지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장부가 모든 사용자들에게 공유되며, 이장부를 모두가 일정한 작업 증명 등의 합의 절차를 함께 기록한다, 그런데 이 장부에 반드시 코인의 거래내역만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류에 응용한다면 화물의 배송기록을 써넣을 수도 있고, 무역에 응용한다면 수출입 기록을 써넣을 수 도 있고, 의료에 응용한다면, 환자의 진찰기록을 써넣을 수도 있다. 이렇게 블록체인이라 불리는 장부에 비트코인 거래 기록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기록해 보려는 시도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가 비트코인을 계속 전자화폐라고 하고 투기적 거래 형태에만 집중하다 보니, 본래의 목적을 자꾸만 잊어버리고 있다. 블록체인은 결국 장부기록이 핵심이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장부기록에는 작업 증명이 필수적이고, 이 작업이 매우 비싼 작업 증명이라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핵심은 두가지 이다.

첫째, 다수의 사용자들이 장부를 함께 기록해 나간다는 것이며, 둘 때 앞서 기록한 장부 내역에 다음에 쓴 내용을 이어 붙이기 때문에 앞의 내용을 나중에 임의로 고칠 수 없다는 기록의 비가역성이다. 

현재 블록체인의 두 가지 핵심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대신에 작업 증명을 통한 완벽한 탈중양화는 포기하는 방식의 변형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작업 증명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이유는 중앙의 권위를 완전히 거부하기 때문이다. 블록의 승인과정을 심사하는 주체가 있어서 부분적으로나마 중앙의 권위를 다시 들여온 혼합형 블록체인을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고 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는 심판 역할을 하는 참여자를 다른 참여자보다 더 높은 신뢰성을 가진 것으로 간주한다. 

반대로 심판 역할을 하는 사람, 즉 다른 사람보다 더 신뢰할 만하다고 간주되는 사람이 없고, 자격의 제한이 전혀 없이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들을 정확히 동일하게 신뢰 또는 불신하는 것이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비트코인은 중앙의 권위가 없는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현재 가상 화폐 이외의 다른 용도로 응용되고 있는 블록체인은 대부분이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이 경우 심판 역할을 하는 권위가 존재하기 때문에 작업 증명이 필요 없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비트코인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에 비해 처리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며, 장부에 훨씬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라는 어려운 기술을 사용하는 이유는 권위에 기대지 않는 완벽한 시스템을 위한 이상형을 추구한다. 그래서 비트코인 커뮤니티에 등에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이 아니고, 기존 중앙집중식 시스템이 단지 이미지 포장만 한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앞에서 언급한 두 가지 핵심 원칙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도 대체로 유지되고 있다. 

첫째,.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장부가 다수의  사용자들에게 공유되며, 함께 기록되고 있으며,  둘째, 장부의 블록의 형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대체로 앞의 기록을 나중에 임의로 고치기가 힘든 비가역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므로, 이러한 특성이 상대적으로 잘 유지된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의 차이가 있다.

비록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중앙의 권위를 다시 불러왔다고 하더라고, 시스템 운영자가 이미 먼저 쓰인 기록을 나중에 자의적으로 고쳐서 위조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일반 사용자가 중앙 시스템 운영자의 권한 남용을 제한할 수 있는 방어장치를 가질 수 있는 셈이다. 

블록체인은 높은 보안성을 가진다고들 한다. 이때의 보안성은 외부의 해커로부터의 보안성이 아니라. 시스템 운영자의 권한 남용으로부터 데이터를 지킬 수 있는 보안성을 의미한다. 해커로부터의 보안성은 블록체인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안이 많지만, 시스템 운영자로부터 이용자의 데이터를 보호하는 보완성은 다른 문제이다. 

예전에 페이스북이 사용자들의 비공개 데이터가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방조했다는 의혹이 있었다. 블록체인은 비록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라고 해도, 시스템 운영자의 이러한 권한 남용을 어느 정도 제한할 수 있는 방어 장치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방식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은 퍼블릭 블록체인 방식의 시스템보다 아무래도 신뢰가 떨어진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모토는 "불신으로부터 신뢰를 창출한다."이다. 즉, 네트워크 참여자들끼리 서로 믿지 못하고 의심하면서도, 게임의 룰에 의해 누구나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이 서로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에 신뢰가 시스템적으로 창출된다는 것이다. 

현실사회에서 신뢰란 불평등이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보가 더 높은 신용을 가지고 있으며, 보통 권력을 더 많이 가지거나 사회적으로 더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신용이 더 높다. 인터넷 서비스의 경우에도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대형 업체가 중소업체에 비해 신용도가 더 높은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즉 신뢰는 평등하지 않다. 따라서 비트코인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의심함으로써 모든 사용자들을 평등하고 수평적으로 만들어 준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이러한 수준의 완전하고 평등한 신뢰를 달성할 수 없으며, 이것은 퍼블릭 블록체인이 보다 더 빠른 거래속도와 데이터 기록의 유연성을 얻은 대가로 희생되는 것이다.

 

 

그러나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시스템에서 블록을 승인하는 결정을 운영자의 자의적 판단이 아니라 이용자 전체에게 공개된 합의된 룰에 기반해서 하거나, 그 룰이 잘 지켜지는지를 판정하는 외부 감사를 두는 식으로 잘 설계하면, 시스템 운영장의 자의적인 권력 남용을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퍼블릭 블록체인처럼 시스템에서 자동적으로 신뢰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사용자, 운영자, 외부감사 등의 커뮤니티 전체가 나서서 의식적으로 신뢰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퍼블릭 블록체인은 참여자 개개인의 신뢰보다 더 높은 신뢰도를 가진 시스템을 만들어 내지만, 그 과정에서 채굴이라는 엄청나게 비싼 신뢰 생성 프로세서가 필요하다. 반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딱 참여자들의 신뢰도만큼만 시스템을 신뢰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운영체제의 신뢰성 확보 여부가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보다 훨씬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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